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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를 고민하거나 앞으로의 방향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때, 주변에서 누구나 이런 조언을 합니다. "네가 진짜로 좋아하는 게 뭔지 찾아봐", "가슴 뛰는 일을 해야지."

하지만 이 말이 누군가에게는 가장 잔인하고 답답한 숙제로 다가오곤 합니다. 평생 내가 뭘 특별히 좋아하고 가슴이 뛰었는지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 갑자기 그걸 찾으라고 하면 머릿속이 새하얘지면서 오히려 막막함만 커지기 마련이죠.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도저히 모르겠다면, 방향을 살짝 바꿔서 '내가 진짜 참을 수 없이 싫어하는 것'부터 거꾸로 소거해 나가는 방법을 써보세요. 오늘은 선택지를 좁혀주는 현실적인 '소거법'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 좋아하는 것은 찾기 어렵지만, 싫어하는 것은 명확하다

우리는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지 명확하게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반대로 어떤 상황에서 숨이 턱 막히고 에너지가 싹 빠지는지는 본능적으로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사람들을 끊임없이 상대하는 서비스직은 정말 체력적으로 지치더라", "반대로 하루 종일 혼자서 묵묵히 서류나 데이터를 정리하는 일은 생각보다 할 만하더라" 하는 식이죠.

내가 절대 견딜 수 없는 근무 환경, 업무 스타일, 가치관들을 하나씩 적어서 지워나가다 보면, 내 의도와 상관없이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최소한의 바운더리가 선명하게 남게 됩니다.

2. 소거법으로 선택의 폭을 좁히는 힘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불안해지는 '선택의 패러독스'에 빠지게 됩니다.

이럴 때는 정답을 고르려고 애쓰기보다, 오답을 먼저 과감하게 쳐내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이 조건만은 절대 타협할 수 없다"는 기준 몇 가지를 세워두고, 거기에 부합하지 않는 선택지들을 하나씩 소거해 나가면 남는 선택지들이 훨씬 가볍고 명확해지거든요.

3. 시행착오를 줄이는 가장 안전한 현실 대안

내가 가고 싶은 완벽한 길을 한 번에 찾지 못했다고 해서 자책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일단 겪어본 것들 중에서 "아, 이건 정말 내 성향과 안 맞는다"라고 느낀 경험들은 모두 소중한 데이터가 되어줍니다.

그 데이터 덕분에 다음번에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나에게 더 알맞은 방향으로 한 걸음 더 현명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되니까요.

꼭 거창하고 가슴 뛰는 꿈을 찾아야만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무엇을 싫어하고 어떤 환경에서 지치는지 아는 것만으로도, 앞으로의 삶을 훨씬 단단하게 꾸려갈 수 있는 훌륭한 나침반이 되어주거든요.

오늘 하루, 머릿속이 복잡하다면 내가 지독하게 싫어하는 것들을 먼저 하나씩 적어보며 나만의 소거법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도 조용히 각자의 자리에서 애쓰고 있는 당신의 하루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